마지막 순간까지 여신으로 남는 피로연 의상
평생 딱 한 번, 예쁜 드레스를 입고 모두의 시선을 받는 주인공이 되는 결혼식 날. 손꼽아 기다려온 결혼식이 생각보다 허무하게 끝나버렸다고 아쉬워하긴 이르다. 내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와 준 하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2부 순서에도 얼마든지 여신으로 변신해 시선을 모을 수 있다. 결혼식이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행사였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한 뼘 더 다가가 조금은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로 이어지는 결혼식의 2차전, 피로연에서는 어떤 의상이 나를 돋보이게 해줄까?
예식이 끝난 신랑 신부가 찾는 곳이 피로연장이다. 이는 피로연장에서 식사하는 하객들을 찾아 감사를 전하고 축하와 덕담을 듣는 자리이니 어쩌면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예식 시간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일지 모른다. 결혼식의 마지막 순서이자 하객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인 피로연은 여신으로 기억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일부 웨딩홀에서는 결혼식이 끝나고 케잌커팅과 샴페인샤워, 감사인사를 전하며 간단한 2부 예식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2부 예식이 진행된다면 본식과는 다른 느낌의 드레스로 또 한 번 주목받아보는 것도 좋다. 본식에 이런 이벤트가 포함되어 2부 예식이 따로 진행되지 않는다 해도 예식 때 입었던 드레스와 턱시도로는 아쉽다. 피로연에서도 주인공이니만큼 돋보이는 의상 선택법을 알아보자.
- 드레스 & 수트
2부 예식이 진행되는 경우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결혼식 날이 아니면 또 언제 입어볼 수 있을지 모를 드레스를 한 벌 더 입겠다는 생각에 2부 예식이 없어도 입기도 한다. 예식에서는 풍성한 스타일의 웨딩드레스를 입지만, 피로연에서는 주로 슬림한 스타일의 파티용 이브닝드레스나 미니 드레스, 유색 드레스를 입는데, 유색 드레스라고 해도 색상이 너무 강하거나 화려한 것보다는 파스텔 톤의 색상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야한 디자인의 드레스보다는 심플한 디자인의 드레스가 로맨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니 드레스라도 피로연에서 하객과 친지들의 자리를 돌며 인사를 드려야 하므로 길이가 너무 짧지 않은 것을 선택해야 하고, 너무 과하거나 노출이 심한 드레스보다는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드레스가 오히려 돋보인다.
호텔 예식이나 동시예식이라면 2부 예식이 따로 있어 상관없지만 일반 웨딩홀에서는 하객들이 뷔페 음식을 먹는 연회장을 다니며 인사를 돌아야 하므로 좌석이 협소하면 드레스 입고 돌기에 불편할 수 있으며, 일반 웨딩홀 피로연에서 드레스는 오버로 비칠 수 있으므로 연회장이 복잡하지 않고 여유 있는 통로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불편하지 않을 디자인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신부의 피로연 의상을 드레스로 결정했다면, 신랑은 수트를 준비해야 하는데 예식 때 입은 턱시도와 다른 수트를 준비하는 것이 신랑 신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신랑은 밝은색 수트에 셔츠나 타이로 포인트를 주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선이 굵지 않은 체크무늬 셔츠에 타이와 포켓스퀘어의 명도를 달리해 변화를 준다면 세련된 느낌이 연출된다. 너무 비즈니스 수트처럼 보이는 것은 곤란하므로, 비즈니스 수트처럼 보이지 않도록 이런 기회에 조금은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
- 한복
일반 웨딩홀에서 2부 예식 없이 하객들에게 인사만 돌 때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이 한복이다. 한복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가장 예쁘고, 좌석이 협소한 피로연장에서도 편하다. 드레스를 입은 모습만 보이기보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으며,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꽉 조이는 드레스를 입고 있던 신부가 한결 여유로워질 수 있는 의상이기도 하다.
신부 한복은 전통적으로 녹의홍상이라 하여 빨간색 계열의 치마와 초록색 계열의 저고리를 입는 것이 관례이지만, 요즘에는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 치마, 저고리의 색상이 수시로 변하므로 한복의 원형을 잘 살린 디자인에 화사한 컬러의 한복을 고르는 것이 세련된 스타일로 주목받는 방법이다.
신랑의 한복은 파스텔 톤의 밝고 차분한 색이 좋다. 체형과 이미지에 맞게 깃 너비와 모양, 배래 너비, 저고리 길이 등을 다르게 하는 것이 좋으며, 실용성을 생각하여 명절에도 입을 수 있도록 너무 유행에 따르거나 화려한 디자인 대신 한 두 군데에 포인트를 둔 깔끔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 원피스 & 수트
신랑은 수트를 입고 신부는 원피스를 입는 경우다. 한복이나 드레스를 따로 준비하지 않고 실용성을 생각한 스타일로 신부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한복이나 드레스보다 갖춰 입기도 편하며, 평상복과 겸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어두운색이나 얌전한 디자인보다 피로연에 어울리는 화려한 스타일로 준비하면 되는데, 너무 정장 느낌이 나는 원피스를 입으면 하객들에게 묻힐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피로연장에 다른 예식의 하객들과 겹치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으니 플라워 헤어밴드나 티아라 등 웨딩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줘 신부의 이미지를 살리도록 하자.
Editor / 웨딩앤 편집부
Illustration / 클립아트코리아